re-livening
‘re-livening’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2011 공간대상 제11회 공간국제학생실내건축상이 지난 10월 26일 최종 공개 심사를 갖고 수상작을 선정, 발표했다. 김백선(백선디자인 대표)과 우승현(홍익대학교 건축대학 실내건축전공 교수)이 공동 심사를 맡은 이번 공모전의 과제는 ‘문래동 문화예술공단거리의 공공공간 제안’. 자생적 문화생태계를 발현한다는 취지 아래 열린 이번 공모전에는 문래동 문화예술공단 내 주어진 사이트 중 일부를 리모델링하는 프로젝트가 주어졌다. 문래동은 과거 서울의 대표적인 공업지역이었으나, 외환 위기, 도시개발 프로젝트와 맞물려 많은 산업단지들이 외곽으로 이전하면서 부동산 개발에 밀려 슬럼화되었고, 현재는 철공소와 젊은 예술가들의 작업실이 공존하는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도시가 되었다.
심사위원들은 다사다난했던 과거의 흔적을 간직한 채 낙후한 환경에서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얼마나 창의적으로 반영했는지를 심사의 기준으로 삼았다. 총 59명이 참가 등록한 가운데, 1차 심사에서 9팀이 선정됐고, 2차 공개 심사를 통해 대상 1팀, 최우수상 1팀, 특선 1팀, 입선 2팀이 선정됐다.
김백선 소장은 공개 심사에서 “쉽지 않은 과제를 풀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엿보이나 작업 속에 예술가가 없다”며 “문래동 문화예술공단에서 벌어지는 예술가들의 삶과 행위를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승현 교수는 최종 심사평에서 학생들이 “추상적인 주제를 감성적이고 실용적인 공간으로 끌어냈다”고 평하며, 대상을 수상한 작품에 대해서는 “주어진 사이트와 그 곳에 담긴 사람들에 대한 세심한 관찰을 바탕으로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또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장소를 이해하고 이에 맞는 공간을 풀어나가면서 학생들이 많은 것을 얻었길 바란다”는 말로 심사를 마무리했다.
<심미선 기자>
공간국제학생실내건축상의 2011년 주제는 철공소와 젊은 예술가들의 작업실이 공존하는 문래동 예술촌에 대한 ‘re-livening‘으로, 다사다난했던 과거의 흔적을 간직한 채 낙후한 환경에서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창의적으로 반영된 작품을 심사 기준으로 해 수상작을 선정했다.
예술과 철공업의 공존이라는 독특한 성격을 지닌 문래동을 위한 공공 공간을 제시하는 작업이 학생들에게는 어려운 작업이었을 텐데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 완성도 높은 작품들이 제출되어 매우 감사하고 기쁘게 생각한다. 또한 추상적인 주제를 감성적이고 실용적인 공간으로 끌어낸 작품들과 뛰어난 표현력을 발휘한 작품들을 심사하는 동안 문래동에 대한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었다. 이 작품들에 찬사를 보낸다.
대상을 수상한 작품은 주어진 부지와 그곳에 담긴 사람들을 세심하게 관찰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시해 심사위원 전원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소음 가득한 철공소들로 둘러싸인 공간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도서관’이라는 프로그램을 공간의 단계적 필터링을 통해 서서히 소음이 차단되는 문래동 예술촌만의 맞춤형 공간으로 풀어냈다. 오랜 시간을 거쳐 패이고 닳은 건물 외벽에서 발견한 시간의 흔적(패턴)을 자신의 건축적 모티브로 삼아 디자인에 응용하고, 철공소에서 지속적으로 생성되는 작업 폐기물인 쇠밥을 재활용해 실내 공간에 적용한 창의적인 아이디어 또한 돋보이는 작품이다. 또한 작업 과정에서 쇠밥을 이용한 벽체 아이디어를 실물 크기 모형(mock-up)을 통해 실제로 느껴보려 한 시도는 기성 작가들도 본받을 만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문익점의 목화 전래지’라는 뜻을 가진 문래동은 1919년 경성방직이 들어선 이후부터 서울의 대표적인 공업지역이었다. 1940년대 초반에는 서울시 공업 생산량의 80%를 영등포 일대 공장들이 담당할 정도로 수많은 공장과 철재 상가들이 산업화에 가담했다고 한다. 이를 보면 이곳이 얼마나 생산과 활기, 삶이 묻어나는 곳이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그러나 이곳에 있던 많은 산업시설들은 외환위기, 도시개발 프로젝트와 맞물려 외곽으로 이전되고, 부동산 개발에 밀려 슬럼화되어 가고 있다.
현재 문래동은 문래예술공단에 입주한 예술가 및 작가들과 커뮤니티를 형성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장을 열어가고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2007년 ‘문래아트페스티벌’을 시작으로 2008년 4월 서울시 정책에 따른 도심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인 ‘2010 문래예술공장페스티벌 MEET’ 등 사회 문화적 공공성을 띠는 축제가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에 문래동 문화예술공단 거리는 자생적인 커뮤니티를 통한 문화 거리의 이상을 꿈꾸고 있다.
전시 및 이벤트에 따른 행정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독자적인 정체성이 담긴 사유와 창의성이 새로운 문화의 장에 가담해 피어날 자생적 문화 생태계를 꿈꿔본다. 이는 우리만의 꿈이 아닐 것이다. 이번 과제를 통해 이러한 “자생적 문화 생태계”의 이상을 꿈꾸는 디자인적 사유와 참가자들의 논리적 참여를 기대해본다.
주제: 문래동 문화예술공단 거리의 공공공간 제안
과제: 자생적 문화생태계 발현을 위한 실내 건축적 접근
프로젝트: 문래동 문화예술공단 내 주어진 사이트(서울시 영등포구 문래동3가 54번지 일대 54-23, 54-24, 54-25, 55-26, 55-27, 54-35, 54-36, 54-37, 54-38, 54-60) 중 일부를 리모델링
송승엽
홍익대학교 실내건축학과
Recycled in Munlae
문래동, 이곳이 지니는 장소의 힘으로 재생시키다. 문래 철공소 단지는 이곳만의 분명한 장소성을 지닌다. 이곳은 현존하는 몇 안 되는 서울의 근대를 기억하는 한 장소이며, 이곳의 철공 장인들의 생활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이다. 현재 이곳은 재개발 압력으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이곳에 들어온 예술가들은 문래 철공소 단지에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가져다주었다. 세월의 흔적이 축적되어 만들어진 장소, 철공 장인들의 생활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장소. 이곳만이 지니는 이러한 장소의 힘으로 재생시킨 공간에서 예술가들과 철공 장인들이 공존하도록 한다. 이로써 장소의 변화는 과거에서 현재까지 시간 흐름의 연장선상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며, 어느 누구도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최우수상 수상작이 없습니다.
이혜승 + 장원경
홍익대학교 대학원 실내건축학과
시간이 머무는 공간
낙후된 도심 내 철공소 단지, 서울의 미개발 지역, 언젠가 아파트 단지로 뒤바뀔 그저 그런 공간으로 여겨졌던 문래동. 하지만 불과 몇 년 사이에 예술가의 발걸음이 문래동으로 향하더니 예술가 작업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예술 창작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하지만 철공소 작업을 하는 이들의 삶의 현장이자 예술가들의 예술 현장으로서 두 가지 공존이 가능할까?
문래동의 철공소와 예술 단지는 자생적으로 생겼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질서한 활성화가 아닌, 각각의 특성에 맞게 자생적으로 발전하는 것만이 가장 알맞은 '공존'이다. 따라서 가운데 가건물 자리에는 녹지와 예술 단지 조성이 이루어지고 기존 철공소 자리는 최대한 지금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를 진행했다.
철공소 단지 끝에 위치한 대지 특성상 외부 접촉이 다른 부분에 비해 많은 편이다. 따라서 외부인 접촉이 쉬운 대지 접근성의 장점을 활용해 현재 가건물로 이용하는 곳을 자유로운 예술 공간으로 제안한다. 건물 내부는 정원, 퍼포먼스 홀, 카페로 구성되며, 주 재료는 대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강철을 사용한다. 그 외 재료는 주로 목재와 돌을 사용했으며 녹지 공간은 조각을 이용해 공원을 조성한다.
한성진
홍익대학교 실내건축학과
특선: 비움
손인성 + 김현오 + 박명진
세종대학교 건축학과
Line That Connects Us
박효상 + 양나윤 + 마의정
건국대학교 실내디자인학과
Alternative Exhibition Sp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