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도 제 35 회 공간국제학생건축상 수상작

[건축 vs. 기계, Architecture vs. the Machine]

주제


건축은 기계와 함께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거주공간에서의 냉장고는 주방의 크기를, TV화면의 크기는 거실의 폭에 영향을 미쳤다. 고층빌딩은 엘리베이터가 있었기에 가능하였고, 상자 속 깊숙이 사람들을 빨아들이는 에스컬레이터는 백화점과 쇼핑몰을 가능하게 하였다. 장거리 이동을 편리하게 한 자동차는 대도시가 가능하게 하였고, 동시에 엄청난 부피의 주차장으로 건축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세상의 변화속도는 팬데믹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인터넷과 휴대용 장치, 클라우드 서버로 인해 더 이상 한 장소에 모여 일할 필요가 없어졌으며, 집에서 의식주의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핸드폰 속 어플리케이션과 인공지능이 맞물려 거대한 도시의 유통시스템을 진화시키고, 건축과 도시공간의 물리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다.

100년전 (1923년) 발표한 르 꼬르뷔지에(Le Corbusier)의 [건축을 향하여]에서 “집은 살기 위한 기계다(A house is a machine for living in.)”라는 발언은 잘 알려져 있다. 산업혁명 시대의 대량생산과 표준화를 비롯해 자동차/여객선/비행기 등의 기계에 대한 관찰의 결과였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새로운 주거공간이 탄생했다. 기능적, 합리적, 논리적 속성과 표준화된 결과들로 기계가 건축에 줄 수 있는 의미와 미학을 이해하고 활용하려 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정확히 1세기가 지난 지금 우리는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지 않을까? 현재 우리가 마주한 다양한 현상으로부터 새로운 건축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새로운 기계들의 도전에 대응하는 건축은 없을까?
제 35회 공간 국제학생 건축상에서는 기계로 인해 직면한 우리의 새롭고 다양한 상황들을 조사하고, 수많은 가능성을 발견해내며, 이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건축을 상상해보고자 한다.

핸드폰속 RFID와 어디에나 설치된 CCTV는 사람들의 소비행위와 행동 패턴의 빅데이터로 전환시켜, 대형마트 가판대의 진열될 상품부터, 동네 골목상점의 사업성을 예측해주고 있다. 헤드기어를 쓰면, 물리적 제약이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세계에 접속이 가능하다. 드론이 이동(운송) 수단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은 주유소 및 주차장에 대한 생각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운전석이 필요 없는 자율주행 자동차는 운전 이외의 다른 행위가 가능한 독립된(새로운 인식과 디자인이 요구되는) 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은 자동차와 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도시계획을 앞다투어 발표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하드웨어(hardware)에서부터 소프트웨어(software)까지 우리 생활에 많은 변화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이런 현상에 건축이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없는 것일까? 직간접적으로 공간 환경에 엄청난 영향을 받고 있지만, 이에 대응하는 건축적인 대응이나 상상력은 발견하기 어렵다.

심사평

제35회 공간 국제학생 건축상, ‘건축 vs 기계’는 기계를 통해 건축의 새로운 가능성을 관찰하고 상상하기 위한 주제이다. 생소한 주제와, 익숙하지 않은 관계인지, 예년보다 다소 적은 작품들이 접수되었지만, 출품된 대다수의 작품들이 다양한 생각과 예상하지 못했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담고 있었다. 11개의 결선 진출팀은 주제에 맞는 기계(기술)들을 대상으로 각자의 새로운 건축적 해석을 제시했다. 특히, 각 프로젝트들은 밀도 높은 관찰과 분석, 이를 통한 상상과 사고의 결과물로서의 건축을 제시하며, 우리가 알고 있는 건축의 범위를 넘어서는 다양한 해법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상위 4개 작품은 철저한 연구를 통한 논리력, 완성도 높은 표현력, 그리고 이를 통해 예리하게 드러내는 건축적 상상력까지, 젊은 예비건축가들의 미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수상 여부, 종류와 관계없이, 많은 고민을 통해 훌륭한 성과를 만들어낸 모든 학생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대상

정예림+김유림+이정민
건국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

GRAVITY CONVERSION SYSTEM

PROBLEM
현재, 한국의 주거는 집값과 과밀화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땅이 중력으로 인해 그 면적(X,Y축)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땅 면적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력을 버티는 방식이 아닌 중력을 이기는 방식의 건축을 생각해내야 하는 시점이 다가왔다.

PROPOSAL
중력이 작용하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같은 힘을 가하면 물체는 정지하고, 다른 방향으로 큰 힘을 작용시킨다면 물체는 그 사이의 방향으로 이동한다. 이러한 가정을 기반으로 우리는 전자기력을 활용하여 유사 중력(인공중력)을 만드는 핀 시스템을 제안한다.

GRAVITY CONVERSION PIN SYSTEM
중력 변화 핀 시스템은 전기로 자기장을 발생시키고 그 힘은 유사중력이 가능하도록 한다. GCPS의 사용으로 평지를 만드는 개발이 아닌, 기존의 중력으로는 불가능 했던 구역까지 건축 가능 영역이 확장되었다

DESIGN
유사중력으로 뒤바뀐 축에 배치된 공간은 특별한 경험을 가져온다. 산책로에서 옥수동 절벽 1-1 번지까지 이어지는 길은 유사중력의 세기의 변화가 일어난다. 이는 점점 중력의 축이 변화하여 새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산지의 가파른 경사를 이용한 공간들은 층의 개념을 사라지게 하여 자연스러운 동선을 유발한다. 공간 구성에서는 큰 시스템의 변화에서도 익숙함을 유지하는 것에 집중하였다. 자연을 들이는 중정과 천창, 뒤바뀐 중력 축에서만 가능한 다양한 전망을 위한 창을 계획하였고 도시에서 바라본 집의 형태(기존 중력의 입면 – 유사중력 기준 지붕 면)는 익숙한 풍경을 떠올리도록 하였다.

심사평
인공중력장치를 통해 우리가 생각해보지 못한 상상을 가능하게 한 작품이다. 기계학과 물리학에서 확인 가능한 자료들을 학습하고, 발견한 기계장치를 토대로 우리가 처한 도시건축환경의 문제점에 대한 해법으로 제안한 점이 돋보였다. 특히, 우리에게 익숙한 평,입,단면이 새로운 축으로 교차되며 펼쳐지고, 일상의 환경과 병치되어 나타나며 제시된 관점, 관찰, 상상력의 공간들이 돋보였다. 복잡한 계산식, 화려하며 정교하게 분해한 기계장치와는 대비를 이루며, 보통의 건축(박공형태의 단순함)을 활용하여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제안한 건축적 해법과 전략도 탁월했다.

최우수상

Hyun Jun Cho+Eduardo Cilleruelo Teran
Cornell University

Data Monumentality

DATA MONUMENTALITY: Reclaiming Public Data
Our investigation begins from one question: where is contemporary life situated in the epoch of digital transformations? When we sit at our desk and receive a new message on one of our screens, how do we make sense of the processes and physical infrastructures that make this possible? We envision not only the future of this infrastructural system but make further attempts to imagine the possibilities of its physical reality and potential political implications.

As revealed in our initial case study of Equinix, the world’s largest data infrastructure company, the physical reality of the data industry has been disregarded and intentionally concealed from the public eyes, despite their deep penetration into our daily activities. We are no longer able to perform our day-to-day duties without using the internet that travels through one of Equinix’s facilities, although we cannot see their facilities around us. The problem that we challenge here is this disparity between the ubiquitous internet connection and the displacement of physical infrastructures from the urban centers. We believe that this problem is at the risk of centralizing the power to the hands of private monopolies. We call this digital parasitism, and the further studies seek militant strategies to battle against the private monopolization of internet infrastructure – so as to reclaim public data back to the hands of the individual end users from this digital feudalism. As a resolution, we imagine a monumental public data infrastructure located in the middle of Manhattan.

This tower establishes and maintains the exponentially growing urban data network, while serving as a civic device to reveal the system to the public eyes. From conduits to cables and tanks, every process and physical operation that enables distribution and processing of data becomes transparent and habitable in this tower. This tower democratizes and reclaims data back to the public. Architecture of the tower depicts the future that we envision. Infinite data accumulation is no longer limited in the initial boundary of the building. This tower provides a porous structural framework, and the equipment is incrementally installed as the public demand increases. The form of the tower is itself the physical manifestation of the public data usage. The tower grows, and no one has authority to define its final form. Growing inside the James Farley building, the tower introduces new public monumentality by not only expressing civic ideals but also generating common goods for the district. It utilizes excess heat from the machines by distributing it to the district and providing hanging civic spaces within its porous structure to hold various public activities. Data infrastructures no longer crawl in the shades of the city but boasts its presence at the heart of the city. Our commitment is to envision an immediate technological future that is already in the progress.

심사평
이 프로젝트는 도시환경에 깊숙이 침투한 데이터센터의 새로운 방식으로의 제안이다. 안전을 빌미로 감추고 숨겨온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의 현실과는 다르게, 기계적 장치들을 건축의 외피와 구조로 적극 활용하며, 드러내고 보여줌으로서 안전과 보안을 확보함과 동시에,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굴한다. 역설적인 방식을 통해 현대 도시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관찰하고 제안한 점이 우수했다. 또한 이러한 역설적인 내용을 프로파간다(Propaganda) 같은 형식의 대비가 강한 표현을 통해 강력하게 주장한 점이 탁월했다.

우수상

이장희
Architectural Association

Cabinet of Data

데이터의 방: (비)물질 소유물에 대한 권리에 관하여
우리는 현재 서비스 사용자가 데이터 생산에 반의무적으로 참여하고, 정교한 통계 및 예측 모델을 통해 결정과 행동을 지시받는 비물질적 생산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 포스트-포디스트 사회의 유연한 축적체제는 데이터 과학자, 고도의 컴퓨터 사양, 방대한 양의 데이터, 어지러운 네트워크 기간시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도 데이터 저장공간이 필요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거주 공간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는, 비록 집과 오피스, 메트로폴리스의 경계가 이미 무너졌음에도 불구하고, 거주 공간은 개인과 기업, 국가 간의 소유권 쟁탈전이 계속해서 벌어지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개요
- 이 프로젝트는 데이터를 개인 소유물로 재정의하고 그럼으로써 비물질 소유물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자 합니다. 건축적 전략으로 공공주택 유형에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디지털과 물질적인 소유물 모두를 저장할 수 있는 장치 및 공간을 소개합니다.
- 앞으로의 연구들은 이 새로운 저장 공간이 다른 가구, 방, 기간시설, 주택 단지 및 도시와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관련될 수 있는지에 주로 초점을 맞춥니다.
- 이 저장 공간을 공유하는 서로 다른 프로토콜에 따라 세 가지 유형이 연구되었습니다.

수집된 물건과 소유물은 개인, 가족, 공동체의 정체성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건축, 특히 주택 프로젝트는 영역의 경계를 짓거나 공간을 개방하는 능력을 갖고 있으며 이는 사람이나 사물을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관찰 가능하게 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이러한 건축의 능력을 전유하여 캐비넷, 방, 주택, 도시 간의 경계들을 탐색하며 개인적이고 사적인 소유물들을 보호하고자 합니다.

심사평
문명이 발달하기 시작한 과거부터 디지털 데이터를 활용하는 현재까지 밀도 있고 철저한 연구를 바탕으로 지금 사람들이 직면한 물질 세계와 비물질세계의 관계를 행위,행태,공간측면에서 적극적으로 파헤치고 규명한 점이 탁월했다. 건축이 기술은 물론, 사회, 그리고 정치와 무관하지 않으며, 이 복잡한 관계들을 조율하는 역할로서의 공간, 건축, 인프라스트럭쳐를 제안한다. 이를 통한 결과를 작게는 개개인의 주거공간에서 크게는 집합주택, 커뮤니티 스페이스에 까지 비교, 검증한다. 하나의 논문을 이미지로 읽는 듯하며, 아주 섬세하고 정제된 표현이 이를 잘 보여주는 점이 특히 돋보였다.

이인혁+신동휘+강다솔
고려대학교

Parasitic Proliferator

Parasitic Proliferator는 소행성에서 채굴한 자원을 활용하여 지구에서의 최소한의 개입만으로 증식하는 우주 주거지입니다. 현재 우주에 발사되는 모든 시설들의 형태와 규모는 로켓에 의해 제한됩니다. 발사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거주성을 고려하지 못한 ISS 등의 시설에서, 우리는 쉽게 건축적 사고의 부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행성 채굴, 우주 3d 프린팅 기술로 시설을 지구에서 발사하지 않고 우주에서 직접 건설할 수 있다면, 이런 제약은 사라지고 보다 우주 환경에 알맞은 새로운 주거지를 고안할 수 있을 것입니다. Parasitic Proliferator는 팽창 가능한 막을 외피로 하는 주거지를 제안합니다. 방향성과 하중을 잃은 무중력 환경에서 바닥, 천장, 벽의 구분은 무의미해져, 내외부의 경계역할만을 수행하는 막이 됩니다. 이 막은 무중력에서 커진 인간의 운동반경을 부드럽게 감쌉니다.

소행성 채굴 및 생산을 비롯한 모든 인프라들은 무인화되어, 구조체 역할을 하는 노드에 지구에서 보낸 시설 유닛을 탑재하여 완성합니다. 이 인프라에서 추가적인 시설 유닛과 인간주거지 inflatable Complex를 건설합니다. Complex 내부에서는 와이어를 통해 개별 habitat을 허공에 설치하며 다양하게 이용가능한 공용공간을 둡니다. 각 Habitat 역시 막을 잡아당겨 변형하는 방식으로 내부를 분할하고 가운데에 코어를 두어 설비 및 가구들을 고정합니다. 이렇게 완성된 Parasitic Proliferator는 무중력이 건축에 미치는 영향을 재고하며 우주 개발의 전초기지가 될 것입니다.

심사평
우주공간에서의 건축을 상상한 프로젝트이다. 지금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우주 정거장 및 여행 등을 통해 알려진 여러가지 정보와 기술들을 기반으로, 지구의 중력환경과는 다른 환경을 제안한다. 공간을 만드는 방식부터, 조립하고 확장하는 것, 에너지를 생성하고 유지 운영하는 방식까지 A부터 Z까지 세밀하게 제안한 점이 돋보였다. 더불어 이를 포함하는 형태와 표현 능력도 우수했다.

특선

여태영+김조운+정동환
서울시립대학교/한양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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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이재웅+우성현
경희대학교
한양대학교 에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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