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도 제 29 회 공간국제학생건축상 수상작

- 사회적 상상체 -

주제

사회적 상상체

개인의 상상력이 우리의 환경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을까? 제29회 공간국제학생건축상의 주제로 심사위원인 장윤규(국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는 오래전부터 탐구해온 ‘사회적 상상체’를 제시했다. 심사위원은 해제를 통해 사회적 상상체는 “동양의 침술처럼 중요한 급소적 반응을 이끌어내 도시 전체를 새롭게 재편할 수 있는 흥미로운 과정”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낯설게 보기를 통해 기존 도시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유도하고, “도시 재구성으로 귀결되는 미적인 조작보다는 환경 변화를 유도하는 새로운 순환체계 구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힘을 갖는다고 한다.

올해 공모전은 공고 당시 물리적인 조건과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제시하지 않아, 지난 5월에 열린 주제 설명회에는 그 주제와 방향을 파악하고자 어느 해보다 많은 학생이 참석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매년 700명을 상회하던 참가자 수가 올해는 지난해의 30%에도 미치지 못한 총 199팀에 그쳤다. 주제의 난해함 혹은 상상력이 부족한 시대상을 반영한 결과라는 등 여러 원인이 제기되는 속에서도 과감한 형식의 작업들이 접수됐다. 이중 10월 26일에 진행된 최종 공개 심사에는 ‘건강한 건축을 고민한’ 11팀의 참신한 작품들이 올랐다. 심사위원은 참가자들의 다양한 제안에 흡족함을 드러내면서도 “전반적으로 주제의 집중도에 비해 공간적인 밀도의 구축과 완성도가 떨어졌다”며 아쉬움을 표했고, 이와 같은 이유로 대상과 최우수상을 가리지 못하고 우수상과 특선만을 선정했다. 이어 수상자 모두에게 공모전 이후로도 안을 계속 발전시켜 실제 우리 사회에 적용될 수 있는 작업으로 이어가길 당부했다. 시상식 및 수상작 개막식은 11월 9일 공간사옥 소극장 공간사랑에서 열렸으며, 수상작 전시는 11월 15일까지 계속됐다. 이후 공간대상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전시가 계속될 예정이다.

심사평

장윤규
국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운생동 건축 대표,
갤러리 정미소 대표

2011 공간국제학생건축상의 주제인 ‘사회적 상상체’는 개인적 상상력을 사회라는 대상에 어떻게 유용하게 연결할 것인가의 물음으로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실험적이고 개념적인 건축의 역할을 사회적인 이슈로 끌어와서 현재의 도시와 사회를 변화시키는 가능성을 탐구하려고 한 것이다.

사회적 상상력의 시작은 기존의 공간적 구조를 새롭게 발견해내거나 새로운 프로그램의 조합을 실현해내는 도시 리서치를 근간으로 할 것이다. 전통적인 도시 공간의 개념, 공간을 규정하는 개념적인 부분에서 물리적 요소까지 전반적인 부분에서 의문을 던지고 새롭게 재정의해내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흥미로운 건축적 제안으로 변화시키는 일련의 과정이 이번 과제에서 성취해야 할 도시 리서치의 기준점으로 작용했다. 이는 건축적 개념을 프로세스화해 발전시키는 과정을 발현되기를 원하는 부분이며, 결과물에 치중된 형태적 리서치를 배제하는 데 있다.

입상 작품들은 도시 리서치를 통한 상상력 개념을 도출하고 상상력의 공간이 실재 공간으로 변화되는 건축적 변위를 어떻게 구축해내는가의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야 한다. 단순히 아름다운 형태를 구성하거나 공간적 비례 구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시를 변화시키는 시스템이나 장치로 변화되거나 새로운 도시적 프로그램을 제안하는 흥미로움을 가지기를 원했다. 흥미로운 프로그램과 시스템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건축적 장치로서 발전할 수 있는가에 주제의 개념성에 의해서 다분히 실험적인 작품들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상상력의 도시 건축적 제안은 다만 개념적 설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시를 치유하고 재생해내는 역할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적인 면밀성과 새로운 공간적 탐험 구조를 모두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수행했는가 또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되었다. 작지만 흥미로운 건축적 아이디어가 사회적 상상력으로의 변신을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의 여부도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그러나 이번 공모전은 입상작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주제의 집중도에 비해서 공간적인 밀도 구축과 완성도가 떨어져 아쉬움으로 남았다. 대상과 최우수상을 선정하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상상력과 사회에 적용되는 실재의 깊이를 모두 수용하는 완성도를 획득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더욱 사회적 장치를 거대한 프로젝트로 접근하거나 도시적 추상으로 접근한 시도들은 입상작에서는 대부분 배제했음을 다음 프로젝트를 위해서 명시한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건축의 사회적 부분을 고민하는 건강한 건축의 다양한 시도를 아끼지 않은 제출자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해제

사회적 상상체

우리는 상상력의 건축을 찬양하는 시대가 되었다. 보다 더 새롭고 경이로운 형태와 공간 만들기를 탐익한다. 그러나 그 상상력이 가속될수록 개인화된 한계를 드러낸다. 이제 우리는 상상력이라는 가능성을 도시와 사회를 바꾸는 도구로 치환하려고 한다…. 사회적 상상력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도시와 건축을 기대한다.

현대 도시는 단순한 물리적 팩터만으로는 읽어낼 수가 없다. 거대한 시스템의 덩어리이며, 하나를 바꾸면 다른 모든 것이 서로 작용하는, 네트워크적인 산물인 복합체적 도시가 되었다. 건축도 공간과 형태를 만드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시 또는 사회적 맥락 혹은 사람들의 사고의 변화와 반응하는 방식을 재정의해주기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시대가 되었다. 사회와 도시, 인간의 가치를 복합화하면서 이것들을 담는 문화적 그릇을 형성하기를 원한다. 그렇지만 동전의 뒷면과 같이 사회적 네트워크에 숨겨진 거대한 구조는 더욱더 개인화되고 격리된 각자의 영역을 구성한다. 소비 구조의 사회는 문화적인 삶이라는 모토를 빌미로 사회와 연관된 근본적인 문제와 멀어지며, 소위 이야기하는 형태, 디자인, 이미지, 분위기 등과 같은 특정한 이익을 창출해내는 현상을 발생시켰다. 이러한 사회성의 결여는 우리가 최상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창조적인 요소, '상상'에서조차 많은 오류를 만들어냈다.

'상상'이란 개인적인 의식의 투사작용이며, 혼자만의 독특한 세계를 구성하고 성취하는 것이다. 블레이크가 단언하듯이, 상상력은 어떤 하나의 특이한 상태가 아니라 인간 실존 그 자체이며, 자기 존재를 투사해 새로움을 형성하기를 요구한다. 상상의 개인적 실존은 서로의 소통과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창조적인 틀로 변환될 수 있다. 개인화된 상상력이 사회를 바꾸고 개혁하는 새로운 시스템 요소로 작용하는 단계로 발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사회적 상상체를 통해 건축적 상상의 공간을 사회와 의미 있게 연결하는 새로운 방식을 탐구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상상체를 통해 사회에 대응하는 방식의 무한함을 선택하며 다양체적인 반응을 찾아내기를 원한다. 다양체적인 반응의 한 예로, 쇠퇴하는 기존 도시에 새로운 프로그램과 물리적인 건축 환경을 제공해 도시 환경, 산업, 경제, 문화 등의 재활성과 부흥을 만들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도시 재구성으로 도달되는 미적인 조작보다는 새로운 환경의 변환을 유도하는 새로운 순환체계를 구성함을 요구한다. '사회적 상상체'는 동양의 침술처럼 중요한 급소적 반응을 이끌어내 도시 전체를 새롭게 재편할 수 있는 흥미로운 과정을 지닌다. 바늘과 같은 건축을 통한 일정한 자극으로 도시의 기혈을 소생시키고 도시를 재생하는 흥미로운 현상을 유도한다. 도시적 질서를 그대로 내버려둔 채 새롭게 삽입되는 시스템을 통해 변화된 도시적 프로그램을 구축할 수도 있다. 도시와 환경 사이의 반응을 이끄는 장치로 작용해 새로운 의미의 가능성을 도시에 전달한다. 건축 자체의 구조를 만드는 의미가 아니라 도시의 인프라를 새로운 방식으로 개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사회적 상상체'는 도시를 구성하는 여러 가지 방식을 통해 생성된 결과물에 대한 물음으로도 연결된다. 도시적인 여러 가지 요소의 결합이 만들어내는 건축적 공간의 역할과 영향을 적절이 이끌어내는 기본 틀을 설정하는 것과 같다. '사회적 상상체'는 완전히 그 경계를 넘어서서 통합된 도시와 건축 영역을 달성하는 강력함을 성취한다. 현대 도시적 삶에 작용하는, 없어서는 안 될 새로운 도시 구조와 공간의 새로운 상상을 기대해본다.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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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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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상

오재훈
고려대학교 건축학과

Crane, Almighty

불과 수세기 만에 인류는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도시를 확장, 변화시켰고 다시금 그것을 최종적으로 수용하는 인간의 삶에 풍요로움을 안겨주었다. 도시 안에서 건축은 이러한 과정이 이루어지는 매개이자 결과로서 작용해 인간의 요구를 충족해주는 요소로 역할해왔다. 하지만 도시는 이러한 전지전능한 기술과 자본으로 거대한 복합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승리감을 외면적으로 표현했음에도, 인류의 생명을 실은 이 거대한 마차는 막다른 골목길을 향해 돌진해간다. 내면적으로 도시에 사는 인간의 요구는 새로운 발전과 변화를 수긍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변질되어 더 새롭고 완벽한 승리감을 갈망하며 요구의 본질을 변이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는 현 시대의 도시는 급속도로 커지고 다양해지며 복잡해지는 인간의 요구를 제때 충족시키지 못하며, 도시를 도시가 아닌 거대 건물 수용소로 만들어버리고 있다. 그 결정적 이유는 인간의 요구는 현재진행형이지만 건축은 그에 비해 하나의 결과물, 즉 완료형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도시 안에서의 변질적 요구에 대해 인지하고 반응하며 정치, 사회, 경제, 문화,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더 나은 삶의 질을 즉시 반영하는 건축적 장치는 없을까? 도시를 하나의 소단위 조립체로 간주하고, 요구에 의한 프로그램을 자유자재로 반영하거나 제어시킬 수 있는 ‘신의 손’ 같은 존재.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건설 가설물인 크레인에서 그 존재의 가능성을 찾고자 한다.

한유진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Weave the Fabric

오피스에는 업무 공간 외 휴식과 공공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지만, 중소형 오피스는 작은 크기와 전용률 때문에 이런 공간들을 갖기가 어렵다. 그러나 블록 단위로 계산해보면 한 블록을 이루는 중소형 오피스군의 연면적은 대형 오피스 한 개의 연면적과 비슷하다.

중소형 오피스의 수요는 2030년에 최대 8,147ha로 대형 오피스 수요의 2.5배에 달한다. 따라서 중소형 오피스로 출근하는 사람들도 좋은 업무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공공에서 공용 공간을 만들어줄 것을 제안한다. 도시 스케일에서 중소형 오피스들이 모여 있는 블록을 보면, 큰 블록을 10여 개 작은 필지가 분할하면서 남는 공간들이 잘 사용되지 못한다. 이런 공간들을 활용해 블록의 중소형 오피스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용 공간을 제안한다. 각 개별 건물들이 자신의 시간에 따라 부서지고 다시 지어질 때, 혹은 구조를 남기고 리모델링될 때 공용 공간을 끼고 개발할 수 있다. 이 네트워크형 공용 공간은 중소형 오피스에서 부재하는 생활 편의 프로그램들로 채워지며, 업무시간 외에는 지역주민도 이용할 수 있다.

공용 공간이 끼워지는 건물의 사이는 오피스 빌딩들이 대부분 직사각형이고 수직 방향으로 높기 때문에 정형화할 수 있다. 따라서 중소형 오피스라면 어디든지 위빙 키트(weaving kit)에서 적절한 스트럭처형(structure type)과 언벌로프형(envelope type)을 선택해 네트워크형 공용 공간이 쉽게 구성되도록 제안한다.

정승돈 + 최정택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

TRAP for Imagination

대한민국의 아파트가 거주율 면에서 주택을 넘어섰다. 대부분 아파트에 거주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아파트 옆집, 아래층, 위층에 누가 사는지, 아이가 몇 명이나 있는지, 어르신은 계신지 알고 있을까? 예전보다 더 가까이 살고 있는데 왜 우리는 이웃들과 더 멀어질까?

우리는 그 단절의 이유를 수직적 커뮤니티의 근본적인 어색함에서 찾아보았다. 그리고 수직 방향으로의 유일한 통로인 엘리베이터 공간을 살펴보았다. 왜 엘리베이터를 타면 앞만 보고 한 방향으로 설까?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우리는 층수 표시만 멍하니 바라본 채 한 방향으로 서 있다. 이는 엘리베이터가 오로지 이동 수단으로만 쓰이는 ‘길’임을 반증한다.

고층 아파트의 유일한 이동 통로인 엘리베이터. 이것을 경제성과 효율성으로 재단된, 아주 기능 함축적인 ‘골목길’임을 다시 자각할 때, 비로소 다양한 이벤트와 활발한 커뮤니티 공간으로서의 진정한 ‘길’의 역할을 되찾지 않을까 상상해보았다. 우리가 상상한 엘리베이터 공간은 하나의 덫과 같이 사람들을 낚아채 ‘길’ 위로 이끌어낸다. 우리는 새로운 길 위에서 예전처럼 마당을 함께 쓰기도 하고 꽃을 함께 가꾸기도 하며, 음식을 나누기도 한다. 이미 일상화돼버린 고층 아파트. 우리는 앞으로 끝없이 만들어질 수직적 삶의 공간 속에서 아직은 어색하고 선뜻 내키지 않는 수직적 커뮤니티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연습해야 할지 모른다.

특선

김초록+최기석
인하대학교 대학원 건축공학과

Non-daily Life in Daily Life

심기수+김민수+박수빈
국민대학교 건축학부

Urban Farm

손중택+강석규+유호진
한밭대학교 건축학과

팜_팜_복

강승현+안성진
한밭대학교 건축학과

Utopian Freedom

정도이
건국대학교 디자인학부

골목길공원

서인지+박일진+김연우
충남대학교 건축학과

자기증식의 도시

김한별+윤유라+이정이
충남대학교 건축학과

Shall We Wash?

김동현+서정목+박소민
대전대학교 건축학과

Urban Moving Vo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