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경상북도 건축문화상(공공부문) 김천시 시립 추모공원 우수상

공지  /  2025-12-03 오후 7:01:49



[ 2025 경상북도 건축문화상(공공부문) '김천시 시립 추모공원' 우수상 ]

죽은자와 산자가 마주하는 공간 ‘김천시 시립 추모공원’

이 집은 2016년 7월 12일에 설계를 시작하고 2024년 11월 22일에 준공했으니 8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김천시에서 가장 큰 공공사업이었지만 2년의 설계기간, 6년의 공사기간 내내 주민반대에 부딪혔다.
그 과정 중에 건축도급사가 부도나 2년을 뼈대만 드러낸 채 관속의 유골처럼 외로이 서있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토목도급사가 종건면허가 있어 건축공사까지 수행하여 마무리하였다.
그 사이 관계자들은 계속 바뀌었고 그때마다 우리의 일은 새로 시작되었다. 일치된 선과 반듯한 면으로만 이루어지길 바랐지만 어긋난 선과 크고 작은 요철이 바로 고충의 흔적이다. 지나온 과정을 살펴보면 지금의 집도 충분하다.

무릇 산자와 죽은자가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은 신의 섭리를 거스르는 일이다. 그렇지만 이 집은 산자와 죽은자가 같이 있어야 하는 ‘역설의 집’이다.
화장장 홀은 냉동고에 있던 죽은자와 체온으로 숨쉬는 산자가 함께 머무는 장소다. 남측으로 들어오는 따뜻한 빛과 밖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자는 산자이고,
동측으로 열린 화장장 홀 천창에서 떨어지는 새벽녘의 차가운 빛의 온도를 느끼는 자는 죽은 자이다.

이 역설적인 감각의 홀에서 산자와 죽은 자는 마지막을 기억한다. 그 기억은 슬픔의 시간, 빛의 온도 차이로 모두에게 다르게 각인된다.
화장장 홀에서 봉안당 홀까지 가는 길에는 미러 폰드가 있다. 물이 채워져 파란 하늘이 비춰지면 생명의 계절이 도래함을 의미한다. 물이 비워져 바닥이 드러날 때, 시린 인내의 시간이 다가옴을 느낄 수 있다.
봉안당 홀은 죽은 자의 집 입구이다. 죽은 자에게 산자의 시간과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봉안당 홀의 천창은 솟아있지 않고 내밀하게 들어가 있다. 산자의 빛은 죽은 자에게 너무 밝다.
이곳은 산자와 죽은자가 만나기 직전인 장소로 다차원적인 시간의 공간이다. 이 집에서 화장장 홀과 봉안당 홀은 매우 중요한데 비우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의 경계를 채우기에 드러나는 ‘역설의 공간’이다.
그래도 이 집은 산자를 위한 집이어야 한다.

일부 실들을 제외하고 모든 공간들은 외부 경계와 맞닿는다. 그리고 내부의 모든 길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같을 수 없는 생애처럼 마주하는 경계에는 시간의 변위가 다양하게 입혀져 있다.


■ 건축개요
- 대지위치 : 경상북도 김천시 봉산면 신암리 산5 외 24필지
- 대지면적 : 99,200.00㎡
- 연 면 적 : 8,920㎡
- 건축면적 : 4,070㎡
- 규 모 : 지하 1층, 지상 3층
- 설계참여 : 차필수, 박지훈